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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ft.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카테고리 없음 2020. 10. 18. 23:21
빡세게 사는 사람들
내 주변에는 하루를 48시간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어떻게든 자기 발전을 위해 힘쓴다. 자기 발전이라는 건 책을 읽고 어학공부를 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노는데에 미친듯이 몰입하는 것도 자기 발전 중의 하나다. 물론 미친듯이 일을 하는 것도 자기 발전의 일부다.
하루를 꽉 채워 사는 이들을 부러워하며 내 체력을 탓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나는 쉽게 방전이 되는 편이었다. A모임에서 술 마시며 밤을 꼴딱 새워도 다음날 B모임 술자리로 떠나는 멀쩡한 동기들에 비해 나는 기숙사에서 요양(?)을 즐겼다. 노는 게 그렇게 좋은가 싶다가도, 그 엄청난 체력에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어떤 선배는 복수전공을 하며 동아리 활동도 활발히 했고, 거기다 과탑을 놓치지도 않기에 어쩜 저런 사람이 있나 했는데 결국 조기 졸업을 하고 누구보다 빨리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몸이 하나가 아닌 사람 같았다.
'그들은 에너지틱한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났을 거야.' 나는 생각했다. 절대 나는 그들처럼 살 수 없을 거라고. 끝내주게 놀든 끝내주게 공부를 하든, 뭐 하나 제대로 끝을 본 적이 없는 나는 그들과 같은 인생을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 '누구든 3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상위 10%가 될 수 있다'고 입이 닳도록 언급하는 책을 만났다. 그러니까 자기 전공분야에 상위 10%이면서 제 2분야에도 10%가 되기도 어려운데, 거기에 더해 제 3의 분야에서도 상위 10%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게 정말 가능한 걸까? 그리고 가능한 거라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
"다가올 세기에 꼭 필요한 필독서" <폴리매스>의 저자 와카스 아메드는 최소 3가지 분야에서 상위 10% 안에 드는 사람들을 '폴리매스(Polymath)'라고 말하고 있다. 정확한 폴리매스의 정의는 이렇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며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 분야를 막론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폴리매스의 특징이다.
이게 바로 폴리매스! 저자는 한 우물만 파는 시대는 '끝났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말이 정말이지 충격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기술 하나만 잘 배워놔도 평생을 먹고 산다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말씀은 시대가 변하면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이야기가 됐음에도, 과거의 가르침으로 현재를 살아가던 나를 정면으로 마주한 기분이었다.
<폴리매스>의 저자 와카스 아메드. 그 역시 폴리매스이다. 폴리매스로 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은 '지금'이다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했다. 내 꿈 중의 하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특색을 살려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오래오래 전공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내 직업이 사라지는 미래는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게 딱 한 가지의 방법, 즉 한 분야의 정상에 도달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단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여러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갖추면, 유기적인 연결이 생기면서 거대한 창발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야말로 폴리매스가 쫓는 이상향이 아닐까 싶었다.
이윤과 명예로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 역시 폴리매스가 되는 길은 옳은 길인 것 같다. 본업에서 실력을 충분히 쌓으면서 취미로 노래와 악기를 연주하고, 영어와 제2외국어를 배워 여러 나라에 사는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삶이 또 있을까?
우리가 아는 유명한 이들도 폴리매스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렇다. 다빈치는 회화, 조각, 건축, 무대 설계, 음악, 수학, 통계학, 해부학, 지리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을 갖춘 인물이다. 다빈치는 이 주제들을 다룬 역사책에서 거의 빼놓지 않고 언급될 정도로 이들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가장 본받고 싶은 학자로 다빈치를 꼽는다.
세계 문학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괴테도 폴리매스였다. 그는 소설과 희곡, 시를 쓰는 작가로 활동할 뿐만 아니라 변호사, 궁정 관료, 철학자로도 활약했고 과학 분야에서도 상당한 업적을 이루었다. 이외에도 훌륭한 지식인으로 이름을 남긴 수많은 폴리매스들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인 '과나'도 폴리매스이다. 과나는 미술 전공자이지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대학교에서 밴드 활동을 했다고 한다. 작곡에도 실력이 있고,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이 경험을 살려 본인만의 요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레시피를 가사에 옮겨 곡을 만들고 직접 노래를 부른다.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유튜브에서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구독자는 44만 명이 넘었고, 최근에는 TV광고 cm송 제작에도 참여했다.
과나를 폴리매스적 관점으로 보면, 과거에도 그랬겠지만 지금 이 시대가 폴리매스로 살아가기에 역사상 가장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 유튜브와 sns로 나라 간의 벽은 사실상 허물어졌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원한다면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하다.
과나가 만든 cm송이 TV에서 나올 때 너무 신기했다... 출처: <과나>유튜브 채널 '답변입니다' 중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이 책을 보며 '음, 그래 정말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수차례 끄덕였다. 그리고 가슴이 몇 번이나 뛰었는지 모른다. 하루하루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실력을 갈고 닦으면 나 역시 어느샌가 폴리매스가 되어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는 삶이 이렇게 신나는 기분이 들 줄 몰랐다. 그리고 넓은 세상을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하고 배워나가려고 한다. 무엇보다 모르는 분야를 접할 때 '나는 못합니다'라고 거부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야겠다고 굳게 결심하게 됐다. 이제는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제안이 올 때 이렇게 대답하려고 한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한번 해보겠습니다'.
잘난 척한다고 비난하거나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 하고 왜 샛길로 새느냐고 핀잔을 주던 사람들에게 이제는 자신이 잘하는 것, 혹은 잘하고 싶은 것에 눈을 마음껏 돌리고,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제 내가 만든 좁은 우물에서 빠져 나와야 할 것 같다.
작가 겸 배우였고, 인권운동자이자 인류의 멘토였던 폴리매스, 마야 안젤루의 명언으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나의 잠재력을 의심하지 말자. 항상 정상적인 범주에만 머문다면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길이 없다. - 마야 안젤루
폴리매스 - 교보문고
모든 인간은 다양한 잠재력을 타고 난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리며 세상에 영향력을 미친 이들은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어째서 부모나 학교, 고용주들은 우리가 지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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