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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카테고리 없음 2020. 11. 1. 23:17

출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너무 충격적이라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해롱이'라는 캐릭터가 수감생활을 마치고 막 출소를 하는 씬이었다.
마약 혐의로 실형을 받고 감옥에서나마 마약에 다시 손을 대지 않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던 그였기에, 한창 몰입해서 보던 나는 그는 열렬히 응원했다. 과거를 뉘우치고 새 삶을 살길 바라며. 그런데 해롱이는 출소 직후 처음 마약을 권했던 인물과 만나게 되면서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너무 허무했다. 그동안 했던 노력이 물거품되는 순간이었다.
작가는 해롱이를 통해서 마약범이 재범율이 매우 높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또 범죄를 미화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정을 줬던 탓에 비극적인 결말로 끝맺은 작가를 원망할 뻔했지만,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중독이 이렇게나 무섭다. 마약 중독은 현실에서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 같지만, 사실 '중독'이라는 단어만 가지고 본다면 우리는 늘 중독에 노출되어 있다. 음식 중독, 니코틴 중독, 알코올 중독, 디지털 중독 등 너무 익숙해서 중독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중독의 시대>에서 저자는 매우 강한 어조로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작가가 범죄를 미화하지 않으려고 해롱이를 새드엔딩으로 끝맺었듯, 중독에 얽힌 연구와 풍부한 사례로 중독의 충격적인 사실들을 나열했다.
중독은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거대한 사업에 중독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등,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레퍼런스만 100페이지에 육박한다. 그만큼 철저하게 중독의 역사를 밝히고, 곱씹어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중독이란 대체 뭘까?
중독의 정의를 찾아 봤다. 첫 번째는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이었고, 두 번째는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였다. 두 의미를 섞어 보니 '지나치게 무언가에 빠져서 일상에서 심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의 노예다
나는 콜라와 스마트폰에 중독돼 있다. 접하기 쉽고, 당장 가시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여기지 않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또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가 스마트폰 중독, 설탕 중독이다. 미디어에서 한껏 죄책감을 심어 주니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으면서도 뒤돌아 서면 자기 합리화를 한다. '내가 먹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좀 하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지? 나는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니까 괜찮은 거 아닌가?' 잘못된 습관을 들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것은 결국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현실도피 때문인 것 같다. 여기에 보상심리가 버무려지면 중독에 더 쉽게 빠지게 된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즐거움은 줄어들고 죄책감은 어쩐지 커져가는 것만 같다. 분명 전에는 콜라를 한 잔 마실 때보다 두 잔 마실 때 더 기분이 좋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무엇보다 재미있었는데,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콜라를 마시고 싶다는 욕구,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습관적으로 손을 가져가게 됐다.

이렇게 기분탓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이유가 있었다. 저자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는 안 좋은 줄 알면서도 우리가 무언가에 중독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자기에게 좋지 않은 행동을 고집하는 것일까? 식사나 섹스처럼 건강을 유지하고 종족을 번식하는 활동에 참여할 의욕이 있는 인간들이 진화 과정에서 선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뇌는 이런 활동에 보상을 주는 신호로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여러 경로를 진화시켰다. 실제 해당되는 활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신호를 접할 때도 도파민을 분비했던 것이다.
우리는 뇌의 동기 회로에서 도파민을 증가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계속 반복하려 든다. 비록 그에 따른 보상의 강도가 점점 감소하더라도 말이다. 욕구는 거기에서 얻게 되는 쾌락과는 별개로 점점 강해졌고, 그래서 중독은 벗어나기는 어렵고 재발하기는 쉬운 경향을 보였다. 갈망이 쾌락보다 더 절실하고 집요했던 것이다. - <중독의 시대>, p.280
해결책은 무엇일까?
<중독의 시대>에서 '중독은 운동의 반대말과 같다'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운동은 자기단련을 향상시키는데, 중독은 중독 행위로 얻는 쾌락으로 자기 단련을 가차 없이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이래서 전문가들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운동을 권유하는 거였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범위를 좁혀 먼저 개인이 할 수 있는 해결법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내가 생각한 나만의 해결방법이다. 이 중에 자신에게 적용이 되는 방법을 골라 봐도 좋을 것 같다.
1. 정서적인 측면
1) 중독에 빠진 사람을 진심으로 공감하기 : 중독자를 미친 사람 취급하고 멸시하지 않기
2) 현실도피에서 벗어나기 : 꿈을 원대하게 갖자. 내 자아상을 크게 설계하면 중독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
3) 기다려 주기 : 때로는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2. 환경 설정
1) 좋은 중독으로 대체하기 : 독서하고 서평 쓰기, 깨달은 점 사람들과 나누기. 운동하고 인증하기, 기록을 누적해 뿌듯함 가지기
2) 사회 규범 만들기 : 중독과 중독자에 대한 글을 써 보고 공유하기, 관련 단체에 관심 갖기
3) 경각심 고취 : 3개월에 한 번, 1년에 두 번, 이런 식으로 적절한 시기를 정해 자가진단 해 보기
중독에 관한 깊은 고민을 하게 해준 <중독의 시대>
나는 중독에 대해 찐부정하는 입장은 아니다. 한 때 중독에 빠져 있었지만 새 삶을 사는 사례들도 매우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의 균형을 위해 때로는 나와 반대되는 편의 목소리도 일단 들어보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장에 듣기 싫을 수 있지만 어떤 주장은 의외로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되기도 한다. 저자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가 중독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100페이지의 레퍼런스를 근거로 내세웠다. 그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삶에서 얻은 경험과 뒷받침할 연구 결과, 기사들을 기록하고 수집하면서 개인적인 투쟁(?)을 해야 할 것 같다. 무언가의 노예로 살기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중독의 시대 - 교보문고
우리는 중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습관성 제품을 만들어 고객들이 자신의 제품을 습관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제품들은 일상 속 생활화가 되어 고객이 중독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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