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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길 두 단어
    카테고리 없음 2020. 2. 16. 23:01

      나는 '대빵' 역할이 어렵다.

      6년 넘는 사회생활 중 나의 역할은 주로 업무 보조였다. 크고 작은 방송국 프로젝트팀에서 조연출과 콘텐츠매니저로 일하며 차곡차곡 쌓은 팔로우십은 나름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잘 실천해 왔다. 문제는 늘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팔로우십을 가진 나는 리더십이라는 말이 항상 어렵고 때로는 불편하게 여겨졌다.

     

      왜 나는 리더라는 역할이 불편할까? 소극적이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의 이유도 있겠지만,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해 본 적 없고 잘못하면 안 하느니만 못할까 봐, 즉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나에게도 리더십이 잠재돼 있을까? 어떻게 하면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을까?

     

      책 <베조스 레터>는 그런 내 고민을 해결해 줄 좋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저자 스티브 앤더슨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매해 작성하는 주주서한을 분석했다. 주주서한은 아마존이라는 세계적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있게 정리한, 주주를 위한 편지이다.

      창업 후 20년 간 숱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아마존의 비결은 경영 철학에 있었고, 주주서한은 베조스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져 리더십의 토대가 된다.

     

    <14가지 아마존 리더십 원칙>

    1.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2. 큰 아이디어에 베팅하라.

    3. 역동적인 발명과 혁신을 실행하라.

    4. 고객에게 집착하라.

    5. 장기적 사고를 적용하라.

    6. 플라이휠을 이해하라.

    7.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라.

    8.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라.

    9. 기술로 시간을 단축하라.

    10. 주인의식을 고취하라.

    11. 기업문화를 유지하라.

    12. 높은 기준에 집중하라.

    13. 중요한 것을 측정하고, 측정한 것을 의심하고, 직감을 신뢰하라.

    14.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

     

      베조스는 60만 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아마존 리더십 원칙'을 강조한다. 14가지 원칙 중 내가 특히 실천하고 싶은 것은 1번과 14번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올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길 단어 두 가지는 '성공적인 실패'와 '데이원'이다. 

     

     

    1.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

     

    아마존은 사업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직원들에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도록 격려한다. 만약 어떤 시도가 효과가 없더라도 그들은 질책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왜 효과가 없었는지 되돌아보고 그것에서 무언가를 배우도록 격려를 받는다.(생략)
    테스트는 본질적으로 실패라는 위험을 수반한다. 대부부분의 기업들은 실패를 피해야 할 위험 요소로 보지만, 베조스는 정반대로 생각한다. p.52

     

      베조스는 한 컨퍼런스에서 '실패는 마취 없이 신경치료를 받는 것처럼 전혀 즐겁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든 수십억 달러를 날릴 위험과 실패 속에서 기업을 이끈다. 의도적인 실패가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리더십은 곧 '실행력'이라는 점이다. 베조스가 위험을 염두에 두는 것은 그만큼 도전과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성공을 위해 베팅할 줄 알고, 실패로 얻은 경험을 성공의 바탕으로 삼는다. 이런 도전과 실험 정신은 그의 대담한 베팅에 성공을 가져올 확률을 높인다.

      "정말 중요한 것은 실험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 실패를 포용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다는 점입니다." 그가 한 말 중 정말 와닿는 문장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실패를 감수하는 것은 어쩌면 큰 모험이며, 치명적이다. 하지만 체인지그라운드는 실패를 질책하지 않는다. 물론 실패의 규모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맥락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베조스의 기업 철학과 마찬가지로 체인지그라운드는 실패에서 얻는 배움을 중요하게 여긴다.

     

      나에게 적용해서 생각해 보았다. '성공적인 실패'에 관대한 회사에서 나는 얼마나 많은 시도를 했나?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고 배운 것을 어떻게 반영했나? 엄청난 실행력으로 여러 비즈니스를 동시에 진행하는 신박사님을 보며 어떻게 벤치마킹하려고 했나?

      프로젝트 리더가 되기에 부족한 실력이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소극적인 자세로 뒤로 물러나 있던 나를 돌아보며 반성했다.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시도하지 않으면, 내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하더라도 알을 깨고 나올 수가 없다.  

     

     

    에디슨은 1,400번의 실험 끝에 전구를 발명했다.

     

      비즈니스는 발명가가 연구실에서 하는 실험을 하듯 숱한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에디슨이 마침내 전구를 발명할 수 있었던 데는 1,400번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성공만 쫓다 보면 실패에 유연해지지 못한다. 일은 곳곳에 실패가 도사린다. 큰 목표를 달성하려면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크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태도이다. 

     

     

    2. 항상 '데이원'이라고 믿어라. 

     

     

    데이원은 아마존을 오늘날과 같은 성공으로 이끄는 데 기여한 모든 리더십 원칙을 상징한다. 데이원은 마음가짐이지 비즈니스의 단계나 전략이 아니다. 데이원은 모든 결정을 내릴 때 가져야 할 사고방식이다. 회사의 모든 직원이 각자의 상황에서 올바른 일을 하도록 집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원칙이다. p.247

     

      제프 베조스는 매해 주주서한을 보낼 때 1997년에 보냈던 첫 주주서한 사본을 첨부한다. 첫날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데이원은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초심'을 의미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고 살듯 우리는 초심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바쁜 생활 속에서 자주 잊는다. 그리고 자주 '프록시(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결정에 대한 책임을 돌리려고 사용하는 핑곗거리)'에 빠진다.

     

      체인지그라운드 입사 후 1년 6개월이 지났다.

      현재 2020년 올해 체인지그라운드의 목표는 '자생'이다. 책 <존 도어:OKR>과 <베조스 레터>의 성공적인 경영 철학을 적용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나는 베조스가 자주 언급하고 강조하는 데이원을 내게도 적용하고 싶었다.

     

      데이원이라는 단어를 곱씹으며 2018년 8월. 체인지그라운드에서 인턴으로 입사했던 때를 떠올렸다. 바쁘고 정신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너무나 기뻤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입사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지원서를 쓰고, 합격 메일을 받고, 면접 후 일을 시작한 그 모든 일련의 과정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행복한 기억이다.

     

    입사지원서에 썼던 입사 포부.

     

      '위험은 어쩌면 용기입니다. 선한 영향력으로 지치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적은 지원서에는 내가 추구해 온 미래의 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입사 전 의욕 넘쳤던 당시의 내 모습과 함께, '뽑아만 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라는 식의 멘트 또한 넘쳐났다. 그렇지만 적어도 매우 적극적인 자세가 보인다. 이 낯간지럽고 읽으면 얼굴이 붉어지는 지원서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일을 할 때 이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회사 생활에 익숙해져 마음과 정신 풀어진 건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자가진단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잡듯 스스로에게 '정신 차려'라고 말했다.

     

      베조스에게 배울 점은 너무나 많지만 그 중 하나를 고르라면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베조스 레터를 보면 늘 직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마존의 CEO로 일할 수 있음에 기뻐하며 감사할 줄 안다. 데이원을 삶의 원칙으로 삼지 않았다면 과연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늘 같은 마음가짐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경영할 수 있었을까? '태도가 전부다.' 박사님의 말씀처럼 데이원을 상기하며 바른 태도를 가져야 하겠다.

     

     

    나에게 주어진 과제

     

      <존 도어:OKR>과 <베조스 레터>를 읽으며 회사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 체인지그라운드라면 세계적인 기업들이 적용하는 OKR과 리더십의 14가지 원칙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고, 그 믿음을 나부터가 더 굳건하게 만들어서 동료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

      리더십은 특별한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잘했으면 좋겠다. 요즘은 특히나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하다. 나는 이게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된 데에는 박사님과 작가님, 팀장님의 도움이 컸다. 물론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고, 열심히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박수쳐 주는 이러한 기업 문화는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난다. 

     

     

    '데이원을 구축하기에 오늘만큼 좋은 날은 없다.'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치열한 고민, 그리고 '데이원'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내적동기와 외적동기를 적절히 부여해 의욕을 고취시키는 아마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를 하는 곳'이라는 체인지그라운드의 기업 문화 역시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 못지 않게 멋지고 훌륭하다.

      나는 이 회사에서 180도 달라졌다고 말할 순 없지만, 상당 부분 변화했다. 안 읽던 책을 읽고, 오랫동안 습관으로 굳어버린 수동적, 소극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많이 배워야 하고, 평생동안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여기서 생각이 그쳤지만, 이제는 더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세상을 바꾸겠다는 위대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도전을 즐길 줄 아는 자만이 성공적인 실패를 만들고,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퇴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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